인체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로부터 화학적 에너지를 얻고 그것을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시켜 결국 운동을 만든다. 생리적인 일은 여러 가지 물질분자들의 형태로는 화학적 결합으로 저장된 에너지로부터 얻어진다. 운동에너지의 현금이라 불리는 ATP 생성과정과 유산소 과정, 지방 에너지대사를 알아보자.
ATP 생성
인간은 광합성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식물이나 다른 동물로부터 에너지의 근원이 되는 영양소를 섭취하여야 한다. 인체 내에서는 광합성과 정반대 방향으로의 화학적 반응에 의해서 에너지를 얻는다. 즉, 섭취한 탄수화물을 호흡을 통해 얻어진 산소에 의해 분해시켜 방출되는 에너지를 이용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과 같은 저장연료가 분해되면서 얻어지는 에너지는 직접적으로 생리적 일에 이용되지 않는다. 대신 ATP(adenosine triphos
phate:아데노신삼인산)라고 하는 고에너지 분자를 합성하는 데 이용된다. 이 고분자 에너지인 ATP가 분해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만이 인체의 세포가 자신의 특정한 생리적 일을 수행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즉 인체세포가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원은 ATP로서, ATP는 에너지의 현금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적 결합 안에 다량의 저장에너지를 갖고 있는 연료분자는 더 적은 에너지를 갖는 분자로 분해되고, 여분의 에너지는 아데노신이인산(ADP: adenosine diphosphate)과 무기인산염 (inorganic phosphate: Pi)을 결합시켜 ATP를 합성하는 데 이용된다. ATP는 아데노신(adenosine) 1개에 3개의 인산염(P)이 결합되어 있는데, 인산끼리는 높은 에너지 결합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이 결합이 깨지면서 ATP는 ADP와 무기인산염(Pi)으로 분해되고, 이때 방출되는 에너지는 생리적 일에 직접적으로 사용된다. ATP가 분해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근수축을 비롯한 여러 생리적 일을 수행하는 데 이용된다는 것을 알았다. 인체가 직접적인 에너지원인 ATP를 합성하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가지 방법은 합성과정에서 산소의 이용 유무에 따라서 무산소성 과정과 유산소성 과정으로 구분된다.
무산소 과정에는 인원질 과정과 무산소적 해당과정(젖산 시스템)이 있다. 유산소성 과정은 유산소 시스템에 의해서 일어난다. 첫째, 인원질 과정(ATP-PC 시스템)은 ATP를 합성하는 데 일차적으로 이용되는 저장연료는 크레아틴인산(phosphocreatine : PC)이다. 크레아틴인산 역시 인산기(phosphate group)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에너지 시스템을 인원질 과정이라고 한다. 근수축활동 중 ATP가 ADP와 Pi로 분해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크레아 틴인산이 분해된다. 크레아틴과 인산의 결합이 분해되면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ADP와 Pi를 결합시켜 ATP를 합성하는 데 이용된다. 단시간에 최대 강도로 수행되는 100m 달리기, 도약, 투척운동 등을 수행할 때 인체는 거의 대부분의 에너지를 이 인원질 과정(ATP-PC 시스템)에 의존하여 공급받는다. 둘째, 무산소성 해당과정(젖산 시스템)은 인원질과정 이외에 인체가 무산소적으로 ATP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있다. 이 과정은 글루코스(glucose)가 젖산(lactate)으로 분해되는 과정이다. 근세포에서 일어나는 무산소성 해당과정에 사용되는 글루코스는 다음 두 가지 경로에 따라 근세포에 의해 이용된다. 먼저, 글루코스 분자가 혈액으로부터 근세포막을 통해 세포 내로 유입된다. 그 다음, 글루코스 분자가 근세포내 이미 저장된 글리코겐 (glycogen)으로부터 당원분해과정(glycogenolysis)에 의해 유리된다. 글리코겐은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이 탄수화물을 체내에 저장하는 형태로서 동물성 전분이라고도 하며, 글루코스가 복잡한 사슬로 연결된 글루코스 덩어리이다. 당원분해과정은 글리코겐으로부터 글루코스를 분리시키는 과정이다. 글루코스 1분자는 무산소성 해당과정에 의해 2개의 젖산분자로 분해되며,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자유에너지는 ADP와 Pi를 결합하여 ATP를 합성하는 데 이용된다.
유산소 과정
과다한 젖산의 축적은 가인산 분해효소(phosphorylase)나 인산과당 분해효소(PFK)의 활성도를 저하시켜 해당과정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운동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운동의 강도를 낮추어야만 한다. 운동이 약 40~60초 이상 지속될 때에 무산소성 해당과정에 의해서 단시간에 다량의 ATP를 생성함으로써 심한 고강도 운동에 필요한 ATP를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강도의 운동 시에는 근육 내에 한정된 인원질이 고갈되고 피로물질인 젖산이 축적되기 때문에 장시간 운동을 지속시킬 수 없게 된다. 근육 내는 혈액으로부터 활동근으로 공급되는 산소를 이용하여 ATP를 유산소적으로 합성하는 과정에 의존하게 된다. 충분한 산소공급이 이루어질 때 미토콘드리아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로부터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게 된다. 활동근육으로 산소공급이 충분하게 이루어질 때, 글리코겐이나 글루코스는 우선 무산소성 해당경로에 의해서 분해된다. 그러나 유산소적 조건에서는 초성포도산 분자가 젖산으로 전환되지 않고 근형질을 경유하여 미토콘드리아로 유입된다. 3탄당인 초성포도산 2 분자는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일련의 제조공정(화학반응)을 거쳐 각각 세 분자의 CO2와 H2O로 분해된다. 따라서 1 분자의 글루코스는 유산소적인 과정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6 분자의 물과 6 분자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무산소성 해당과정에서 혈중 글루코스나 근글리코겐으로부터 유래된 6인산포도당 한 분자가 2개의 초성포도산 분자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2ATP가 생성됨을 배웠다. 그러나 산소가 충분하다면 2개의 NADH가 전자와 수소이온을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계(ETS)에 전달하게 된다. NADH 한 분자로부터 전자전달계를 통해 3개의 ATP가 생성되므로 1 반응에서 생성된 2개의 NADH는 모두 6 ATP를 생성한다. 다음으로 글루코스 한 분자로부터 생성된 두 분자의 초성포도산은 유산소적 조건에서 미토콘드리아 내로 유입된다.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초성포도산 한 분자는 1 ATP와 4 NADH 그리고 1 FADH를 생산한다. 한 분자의 NADH는 전자전달계에서 3 ATP를 생성하고, FADH는 2 ATP를 생성하므로 초성포도산 한 분자는 모두 15 ATP를 생성한다. 결국, 초성포도산 두 분자는 크렙스 사이클과 전자전달계를 통하여 모두 30 ATP를 생성한다. 그러므로 글루코스 한 분자가 유산소적인 과정을 통해서 6CO2와 H2O로 분해될 때 모두 38ATP
(2+6+30)를 생성하게 된다.
지방의 에너지 대사
탄수화물은 무산소과정이나 유산소과정에 모두 이용되는 에너지원이지만, 지방의 대사에는 반드시 산소공급이 필요하다. 즉, 지방은 유산소적 조건하에서만 분해되어 최종적으로 HO와 CO2를 생성한다. 사람이 섭취하거나 인체 내에 저장되어 있는 대부분의 지방은 중성지방으로서 한 분자의 글리세롤에 세 분자의 지방산이 결합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지방의 소화 흡수과정을 알아보자. 첫째, 섭취한 지방은 지방산, 글리세롤, 콜레스테롤 등으로 분해되어 소장에서 MDL: High 흡수된다. 둘째, 흡수된 지방의 70%는 소장을 통과하면서 다시 중성지방으로 재합성되고 이어서 소량의 단백질과 결합하여 복합지질인 유미과립이 되어 간으로 이송된다. 셋째, 유미과립 및 일부 글리세롤과 지방산은 간을 거쳐 복합지질인 지단백질 (lipoprotein)의 형태로 지방조직이나 근육 등으로 보내진다. 넷째, 지단백질에는 그 밀도에 따라 저밀도지단백(LDL), 초저밀도지단백(VLDL), 고밀도지단백(HDL)이 있다. 다섯째, 저밀도 및 초저밀도 지단백질은 동맥경화를 촉진하는 반면, 고밀도 지단백질은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여섯째, 고밀도 지단백질은 남자보다 여자가 많고 단련자가 일반인에 비해 많다. 인체 내 지방조직에 저장되어 있는 중성지방으로부터 분해되어 나오는 지방산은 혈액에 의해 근육까지 전달되어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지방산은 근육세포 내에서 베타- 산화(beta-oxidation)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 ATP를 합성하기 위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보다 주목해야 할 차이점은 탄수화물(글루코스) 한 분자를 유산소적으로 분해하는 데 6개의 산소분자(60)가 소비되는 반면, 지방산(스테아린산)한 분자를 유산소적으로 분해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하고 147 ATP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는 데는 26개의 산소 분자(260₂)가 소비된다. 즉, 1 ATP를 생성하는 데 소모되는 산소량은 탄수화물에 비해 지방이 12%가 더 많다. 두 영양소의 연료로서의 특징은 탄수화물이 마치 산소가 적은 상태에서도 쉽게 발화되어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휘발유라 비유하면, 지방은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는 조건에서만 발화되어 서서히 연소하는 양적으로 풍부한 석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산소공급이 크게 제한요소로 작용하는, 즉 산소결핍이 크게 나타나는 고강도의 힘든 운동일수록 연료로서 탄수화물의 중요성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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